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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성남시의료원, '3년 논란' 털고, '시민의 병원'으로 거듭나야

신상진 성남시장 '성남시의료원 대학병원 위탁' 공식 발표

박상용 | 기사입력 2023/11/15 [12:40]

[기자 수첩] 성남시의료원, '3년 논란' 털고, '시민의 병원'으로 거듭나야

신상진 성남시장 '성남시의료원 대학병원 위탁' 공식 발표
박상용 | 입력 : 2023/11/15 [12:40]

 

▲ 신상진 성남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성남시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 운영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이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성남시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운영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성남시의료원은 성남시의 뜨거운 감자였다. 2020년 7월 개원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제자리를 잡기는 커녕, 시민들을 위한 제대로 된 서비스는 밀쳐 둔 채 노조와 시민단체, 일부 정치권까지 가세하여 논란의 장으로 요란했다. 

 

시청앞에서는 수시로 노조와 시민단체의 항의 시위가 잇달았고, 심지어 신상진 성남시장이 직무유기 협의로 고발되는 사태까지 빚기도 했다.

 

서로 남 탓만 하며 물고뜯는 사이에 성남의료원은 점차 시민들의 관심속에서 멀어만 갔다.

 

성남시의료원은 509병상 규모의 종합병원급이다. 총 3천888억원의 혈세가 투입되어 여느 대학병원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최신 의료장비도 갖추었다.

 

규모나 장비면에서 남부럽지 않은 경쟁력을 갖춘 의료시설을 두고, 정작 이를 이용한 시민은 동네병원 수준에 머물렀다. 하루 평균 입원환자는 110명, 외래 560명, 수술 5.7건 정도다. 

 

찾는 사람이 없으니 병원은 적자일 수 밖에 없다. 2020년 465억원, 2021년 477억원, 2022년 547억원의 의료 손실이 발생했다. 밑빠진 독에 물붓는 격으로 시재정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다.

 

조직 내분이 심해지면서 의사들마저도 등을 돌렸다. 현재 정신과의 경우 전문의가 없어 연봉 2억8천만원에 3명을 공모했으나 아직 아무도 응하는 의사가 없다. 연봉 4억원을 받는 모의사의 경우 근무 1년만 채우고 의료원을 떠났다. 

 

좋은 의사가 없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말이다. 연간 수백억원의 세금을 투입하여 운영하는데도 시민들이 응당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은 공공의료원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것과 다름아니다. 

 

신상진 시장은 2005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부터 ‘성남시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운영’을 주장해왔다. 작년 7월 민선 8기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성남시의료원 운영방식 개선’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의사 출신인 시장으로서 의료원의 실태를 누구보다도 잘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립의료원은 수익사업체가 아니다. 지역주민들이 편리하게 보다 훌륭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공공제다. 때로는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민간의료기관이 할 수 없는 취약계층을 위한 무상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 

 

시의료원이 유능한 대학병원에 위탁되어 보다 전문화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예산의 효율성과 더불어 시와 시민에게 모두 좋은 일이다. 

 

성남시의료원은 설립 3년간 너무 지친 상태다. 

시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결정은 신상진 성남시장에게 쉬운 결단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만큼 더이상 시민을 볼모로 한 ‘정치적인 발목잡기’는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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